[한겨레교육 신규 강사 소개] ‘일회용 카메라로 낮/밤 영원 남기기’ 최요한 사진작가

  • 2021.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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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사인터뷰
작은 일회용 카메라 안에 나의 낮과 밤을, 그 영원을 남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낯선 상류와 하류를 걷고, 풍경 속 도둑들을 마주할 기회가 있다. 속도에 지친 우리를 일회용 카메라의 세계로 데려갈 최요한 사진작가를 만났다.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 안녕하세요. 사진 작업을 하고 있는 최요한입니다.


언제 처음 카메라를 접했고, 왜 사진을 전공으로 택하게 되었나요.
- 처음 카메라를 접한 건 어릴 적 부모님이 저를 자주 찍어주신 덕분이에요. 고등학교 때 천문동아리 활동을 하며 실질적으로 사진을 시작했죠. 천문 관측이 보통 밤에 이뤄지잖아요. 공부도 안 하고 별자리 사진을 찍으러 다니니 부모님께서 그럴 바엔 정식으로 사진을 배워보라며 학원에 보내주셨어요. 단순 흥미를 떠나 직업으로 택한 가장 큰 이유는 걸으며 피사체를 찾아다니는 채집 활동이 걷는 걸 좋아하는 제 성향과 잘 맞아서였던 거 같아요.


센터에서 강좌(‘일회용 카메라로 낮 영원 남기기 : 낯선 상류와 하류’, ‘일회용 카메라로 밤 영원 남기기 : 풍경 속 도둑들’)를 맡게 됐어요. ‘일회용 카메라를 선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 일회용 카메라의 매력은 특별한 기능이 없는 것이라 생각했어요. 사진을 찍을 수는 있지만, 악조건 속에서는 결과물이 잘 나오지 않는 허탈한 경험을 할 수도 있죠. 이번 강좌가 그런 경험을 할 기회라고 생각했어요.


특정 장소를 주제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데 이번 강좌에서도 청계천이나 을지로, 살곶이 체육공원 같은 장소를 선택한 이유가 있을까요.
- 청계천이 도시의 중심에서 시작된다면 살곶이 체육공원은 거의 끝이죠. 주로 서울에 사는 분들이 수업을 듣겠지만 보통 청계천을 걷는다고 하면 종로나 을지로에서 산책이 끝나곤 하는데, 끝에서 끝까지 걸을 수 있는 경험을 드리고 싶었어요. 혼자라면 힘들겠지만 여럿이 함께 움직인다면 도심에서 멀어질수록 낙후되어가는 풍경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었고요.


특정 장소를 주제로 작업하실 때 촬영 전에 가장 먼저 무엇을 하시나요?
- 리서치요. 제가 해왔던 프로젝트 가운데 대표적으로 ‘Nonlinear’(산티아고 순례길 작업), 그리고 깊은 낮과 밝은 밤’(동두천, 고산동 같은 미군기지 촬영) 작업이 있어요. 그 같은 경우 특정 장소의 역사성이 중요하고 그걸 알아야 이야기를 확대 혹은 축소할 수 있어요. 작업하기 전에 항상 리서치가 우선시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리서치하는 구체적인 방법이나 내용이 궁금합니다.
- 특별한 방식은 없습니다. 작업을 진행하려는 장소의 역사를 주로 인터넷으로 찾아보고 더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겠다고 생각되는 책을 발견하게 되면 읽어봅니다.


활발히 작업해오고 계신데, 기억에 남는 작업이 있다면.
- 모든 작업이 소중하지만 가장 기억에 남았던 작업은 말씀드린 ‘Nonlinear’, ‘깊은 밤과 밝은 밤두 작업인 것 같아요. 가장 길게 호흡을 가져가려 했고, 정말 고생하며 찍었던 것 같아서 더 기억에 남아요.


구체적으로 어떤 일화가 있었는지 말씀해주실 수 있으실까요?
- ’Nonlinear’ 작업은 순례길을 걷는 사람들을 인터뷰하는 작업입니다. 영어가 원활하지 않아 많이 긴장했지만 그 길에서 언어는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마주한 인물들이 친절했기에 이렇게 느끼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먼저 다가와 주기도 하고 저의 작업에 호기심을 가져주기도 했었습니다.
깊은 낮과 밝은 밤은 미군기지에 관한 작업입니다. 기지촌을 찾아가 하늘에서 들리는 전투기 소리로 인해 땅이 진동할 정도로 큰 소리를 계속 들으며 작업하고 있습니다. 작업에 필요한 장비를 모두 배낭에 넣고, 대중교통이 없는 경우에는 걷고 또 걸어야 하는 피곤함이 있었습니다.


사진을 처음 찍는 사람은 작은 사각 프레임에 어떤 피사체를 어떻게 담아내야 할지 막막할 텐데요. 혹시 해주실 수 있는 조언이나 노하우가 있을까요.
- 너무 잘 찍으려고 하는 마음을 내려놓는 게 가장 중요해요. 왜냐면 잘 찍을 수 있는 성능 좋은 카메라는 충분히 많이 있거든요. 스마트폰도 있고요. 이 강의에서는 제한된 기능의, 열악한 (일회용) 카메라를 가지고 찍는 만큼 어깨에 힘을 빼고, 경직되지 말고 즐기면서 찍을 수 있다는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이 수업을 추천하고 싶은 대상이 있다면요.
- 사진에 관심 있다면 굉장히 좋겠죠. 그런데 요즘 들어 느낀 거지만 다들 뭔가를 찍고 잘 들여다보지 않는 것 같아요. 사진을 찍은 후에 그 결과물을 충분히 감상하고, 찍는 순간의 느낌이나 이미지에 관해 떠오르는 이야기를 같이 나누고 즐길 수 있는 분들께 추천하고 싶습니다.

글 이시은 인턴